희귀질환 환자가 시퀀싱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한헌종입니다.
오늘은 희귀질환 환자에게 WES / WGS 검사가 필요한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래 내용은 다음 논문의 내용을 요약해 작성했습니다:
Manickam et al., Exome and genome sequencing for pediatric patients with congenital anomalies or intellectual disability: an evidence-based clinical guideline of the 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ACMG), Genetics in Medicine (2021)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36-021-01242-6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가장 중요한건 아마도 ‘진단’ 일 것입니다.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진단을 받아야 비로소 알맞은 임상 관리 및 치료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희귀질환 환자가 진단을 받기까지는 평균적으로 5년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희귀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이런 진단 방랑 (diagnostic odyssey) 을 하루 빨리 끝내는 것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무척 중요한 일이겠죠.
희귀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검사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기존의 검사 방법으로는 다음 기술들이 있어요.
- candidate single-gene testing (단일 후보 유전자 검사)
- large gene panel testing (유전자 패널 검사)
- chromosomal microarray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CMA)
그리고 더 많은 범위를 포괄하는 시퀀싱 기반 검사들이 있습니다.
- Whole exome sequencing (전장 엑솜 시퀀싱, WES)
- Whole genome sequencing (전장 유전체 시퀀싱, WGS)
기존 검사 방법들은 싸고 빠르다 는 장점이 있지만, 정해진 유전자 및 변이들만 확인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죠.
반면 WES/WGS 검사 방법은 비싸고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거의 모든 변이를 확인할 수 있고 더욱 정확하다 는 장점이 있죠.
과연 환자 입장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요?
이에 대한 지침을 만들기 위해 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ACMG) 연구진들이 투입되었습니다.
이들은 2017 년부터 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WES/WGS 적용 연구들을 모아서 체계적으로 검토해보았습니다.
대상은 1세 이하의 선천적 기형 혹은 18세 이하의 지적 장애 혹은 발달장애 환자들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이들은 총 167 건의 연구 결과를 검토했으며, 그 결론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선천적 기형, 지적 장애, 발달 장애 환자에 대해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검사로써 WES/WGS 검사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진단율
진단율은 이 논문의 주요 초점이 아니었지만 그 결과를 취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서 기존 검사 방식과 WES/WGS 검사를 했을 때의 진단율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기존 검사로는 21% 의 진단율을 보인 반면,
WES/WGS 기반 검사 방법은 38% 의 진단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특히 WES (34%) 를 사용한 경우보다 WGS (43%) 를 사용했을 때 진단율이 더 높았다고 하네요.
물론, 논문에서는 환자의 부모에게 있어 negative result 의 중요성도 크기 때문에, 진단율을 강조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2. 비용 절감
기존 검사를 한 다음 WES/WGS 검사를 하는것은, 당연하게도, 기존 검사만 수행하는 것에 비해 추가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WES/WGS 검사를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검사로 하게 된 경우는 기존 검사를 여러번 수행한 경우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진단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시퀀싱 비용은 앞으로도 계속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초기에 WES/WGS 검사를 하는 것은 환자들이 더 빠르게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합니다.
3. 임상 관리방법 변경
검사를 통해 기존에 환자가 받던 관리방법이 바뀔 수 있겠죠.
이 관리방법은 크게 단기 관리방법 (약물, 절차 또는 치료법) 과 장기 관리방법 (전문의에게 의뢰하기 혹은 검사/생활방식의 변경) 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단기 관리방법의 경우 25 건의 연구 결과에서 WES/WGS 검사를 받은 환자들 중 8% 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장기 관리방법의 경우 19 건의 연구 결과에서 WES/WGS 검사를 받은 환자들 중 10% 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논문에서는 무작위 대조군을 설정해 연구의 품질이 가장 높았던 NSIGHT2 의 연구를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 연구에서는 rapid genome sequencing 이 57 명 (28%) 의 신생아에 대한 관리방법에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는 특히 ultra rapid genome sequencing 일 때, 그리고 positive result 일 때 대조군에 비해 매우 유의미한 수치였다고 하네요 (각각 p < 0.0001, p < 0.00001).
이러한 rapid genome sequencing 은 6.7 배 더 유용하게 받아들여졌고, 소요 시간 (turnaround time) 역시 더 짧았다고 합니다.
또한 이러한 rapid genome sequencing 결과가 임상의나 환자 가족에게 혼란 혹은 고통을 주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고 해요.
4. 바람직하지 않은 효과
여기서는 잠재적 피해라는 것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는 보험 차별, 가족 소통에의 안 좋은 영향, 추가적인 검사/감시/약물치료 또는 식이조절로 인한 재정적 부담,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심리적 영향, 그리고 사생활 침해 등을 이야기합니다.
WES/WGS 검사에 대한 연구중에서는 오직 5 건의 연구만이 이 영향을 언급하고 있었는데요, 이는 주로 검사로 알게된 친자 확인 결과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WES/WGS 검사로 인해 받은 심리적 피해는 보고된 바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몇 케이스에서는 검사로 인한 고통이 낮았으며,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경험했다고 해요.
5. 가치
환자들의 선호도와 가치를 조사한 결과, 공통적으로 WES/WGS 검사를 통해 진단받지 못한 발달 장애 및 선천적 기형을 진단하는 것에 동기부여를 받으며 가치를 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환자들은 시퀀싱 및 진단에 대해 배우고자 할 때 genetic counseling 으로 얻는 정보에 매우 큰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고 하네요.
NSIGHT2 의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첫 번째 검사로 rapid diagnostic genome sequencing 이 ICU 에 있는 원인 불명의 신생아 환자들에게 매우 유익하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10,000 genome project 혹은 Rapid Paediatric Sequencing 연구에 참여한 부모들은 검사 결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었고, 빠른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임상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매우 유익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6. 결론
수 많은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선천적 기형, 발달 장애 및 지적 장애를 가진 환자들에게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검사로 WES/WGS 를 매우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근거가 거의 없다는 것과 나날이 늘어나는 치료에 대한 유익성 근거를 보았을 때, WES/WGS 검사는 임상적으로 그리고 환자 가족에게도 유용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네. 오늘은 ACMG 에서 2021 년 출판한 논문에 기반해서 WES/WGS 검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보았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선천적 기형 / 발달 장애 / 지적 장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 논문은 또한 위에 언급한 내용 외에도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여러 주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논문 내용이 좀 어려운 편이지만, 직접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 만나요!